일본여행_02

2일차

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처음에 왔던 길이 아닌 골목길을 통해 역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것들이 눈에 띄었다.

짱구에서 많이 보던 유치원복을 입은 아이를 태운채 달리는 자전거, 마을을 가로지르는 기찻길(열차 전체 길이가 2량), 

여행 속 작은 여행을 끝 마치고 스타벅스에 들어왔다. 라벤더 티를 한 잔 주문해 2층으로 올라갔다. 아침(10시)에도 몇 자리를 빼곤 사람이 모두 앉아있었다. 노트북 사용자의 대부분은 맥북을 쓰는듯 했고, 서양인도 꽤 있었다.

오전에 할 작업을 간단히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밖으로 향했다. 항상 어떤 집을 들어가야할지 상당히 고민한다. 나의 식당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다.

  • 프렌차이즈가 아닌가? 

  • 1000엔 내외인가?(밥 값이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높다.. 천국 천국에 가고싶다.)

  • 메뉴판에 그림이 있는가?

  • 현재 가게에 사람이 많이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모두 ‘예’라고 할 수 있는 집을 고르는 편. 

오늘 들어간 집은 일본식 서양 음식점이라고 해야할까? 내가 시킨 메뉴는 정식A (메뉴로 시키는건 어려워 보통 정식A,B,C 중에 고르곤 한다)로 돼지고기 폭챱, 크림치즈를 얹은 명태살, 샐러드, 밥으로 구성된다.

오늘의 일본어 : 와타시와 칸코쿠진다카라 니혼고가 데키나이데스 (나는 한국인이라 일본어가 불가능합니다.)

어제 하루 종일 이 말을 연습했고, 익숙해져서 유창하게 내뱉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식당 직원인 할머니에게 저 말을 했더니 일본어로 엄청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저 말을 할 땐 약간의 연기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막 말을 하다가 밥 먹고 음료는 커피, 티 중에 뭘로 할 건지 물었다. 사실 안먹고 싶었는데 안먹겠다는 말을 어찌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티’라고 외쳤다. 100엔이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1000엔을 지불하고 밖으로 나왔다. (잔돈이 안생겨서 좋아..?)  

밥 먹고 산책도 할 겸 마을을 돌아다니다 신사를 발견했다. 들어가려다 무슨 신사인지 모르겠어서 입구에서 발을 돌렸다.

계속 이어진 강제 산책! 걷다보니 지금 어딘지 가늠이 안가는 수준까지 가버렸다. 슬슬 가방 무게에 어깨가 아파오고, 와이파이 사용가능한 편의점이 보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속 걸었다. 그러던 중 길을 잃었다 싶었는데 교차로를 딱 돌았더니 숙소앞이어서 집에가서 푹 쉬었다.

집에서 좀 쉬다가 지하철을 타고 산겐자야에서 시부야(2정거장)까지 갔고, 시부야에서부터 에비스(1정거장)까지는 걸어서 갔다. 일본 신 중 한 신의 이름이 에비스이고, 에비스 맥주 역시 유명하다. 에비스 역은 에비스 맥주에서 따왔다고 한다. 

에비스에 도착해서 와이파이가 가능한 까페를 찾기위해 30분 정도 역 주변을 둘러봤다. 입구에 와이파이 가능하다는 그림이 붙여진 까페를 겨우 찾아 일단 주문을 했다. 롤케익과 커피 한 잔, 롤케익은 정말 작았고, 커피는 그냥 커피 맛 이었다. 롤케익으로 허기를 채우고 점원에게 와이파이 비밀번호(와이파이노 파스우-도가 난데스까)를 물었다. 그 말을 하자 점원이 뭔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일본어를 속사포로 내뱉었다.(뭔가 안된다는 말 같았는데, 되게 길게 말했다)

그 후 에비스의 명소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갔다가 꼬치요리 집에 들어갔다. 일단 음료를 주문했다. 에비스 맥주가 맛있다는 인터넷 평에 에비스를 시키려고 했으나, 아사히밖에 없어서 엑스트라 콜드 아사히(특별히 더 차가웠는지는 의문)를 시켰다. 

처음으로 맛 본 꼬치는 몽글몽글하게 생긴 겉 모습을 하고 있는 닭 간(liver)으로 맛은 순대 먹을 때 나오는 소 간을 연상하면 비슷하다. 그런데 소 간에 비해 상당히 부드러워 씹을때면 입 안에 닭의 간이 가득 차버린다. 단단한 정도는 연두부, 묵 보다는 단단하고, 삶은 계란 보다 무르다(최근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감동란 정도). 

이어 갈아버린 닭고기로 뭉친 꼬치, 닭 날개, 각종 닭 부위(어딘지 모르겠음) 등을 먹었다. 맛과 식감 등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계란말이와 닭 육회.

계란말이는 한국식 계란말이와 달리 상당히 부풀어올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며, 속은 간장의 짠맛이 나면서 표면에선 단맛이 은근히 느껴져 식욕을 자극했다.(이때부터 슬슬 배가 불러오기 시작함)

닭 육회는 한국에서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 와서 처음 먹게됐다. 우리나라 소고기 육회처럼 길쭉하게 썰려 나오지 않고, 접시 중앙에 계란 노른자를 더한 채로 좀 더 작게 썰려 나왔다. 이미 좀 배가 부른채로 먹어서 그런지 손이 선뜻 가지 않았고, 노른자에 버무려진 채로 먹다보니 목 넘김 시 끈적한 느낌이 들어 내게는 맞지 않았다. (옆자리 손님은 잘먹더라, 소주와 함께였다면 달랐겠지) 반 정도는 남긴채로 나오게 됐고, 다시는 안시킬 것 같은 맛?으로 기억될 듯 하다.

1인당 3000엔 가량 나옴

지하철 타고 집 감